식재료 이야기⑧:옥수수-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12)
식재료 이야기⑧:옥수수-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12)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0.06.15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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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의존도 높은 곡물…코로나 이후 식량 위기 대비를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이 이른바 ‘곡물 쇄국정책’을 펼치는 상황이라고 한다. FAO는 옥수수, 밀, 쌀, 콩 등 주요 곡물의 재고가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가 간 물류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인도, 태국, 캄보디아가 올해 3월부터 쌀 수출을 제한했고 러시아도 3월 말 열흘간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임시로 제한하는 조처를 내렸었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올 5월 UN세계식량계획은 코로나19의 세계적인 유행이 빈곤 국가들의 경제·식량안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아프리카 및 중동 33개국을 위시한 아시아 10개국, 남미 6개국 등 총 49개국이 위기국가에 포함돼 있다. 북한은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에 이어 4번째 위험국가로 꼽히기까지 했다.

세계농업기구(FAO)는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올해 파종과 수확에 악영향을 미쳐 글로벌 식량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3월말 동아프리카에서 내린 폭우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이동 제한, 야간 통행금지 등으로 방제가 쉽지 않은 데다 국제 화물운송 지연으로 살충제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5월 사막메뚜기떼 급증으로 식량 손실이 늘어난 것이 큰 원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곡물자급 최하위 국가다. 2018년 기준 곡물 자급률이 21.7%에 불과한데, 국내 생산량이 연평균 450만 톤이며, 매년 1,600만 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다행히도 쌀, 감자, 고구마 자급률이 100% 수준이고, 국내 수입 곡물도 2~3개월분의 재고가 비축돼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특히, 옥수수는 밀, 벼와 함께 세계 3대 식량작물로 인류의 생명 보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옥수수는 거의 대부분 국가에서 식용, 사료용으로 사용되며 에탄올 등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도 해 쓸모가 많아 유전자재조합(GM) 작물로 대량 생산한다. 옥수수는 GM 작물 중 콩(50%) 다음으로 높은 비중(31%)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이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고 중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가 뒤를 잇고 있다.

옥수수(corn, maize)는 벼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로 남아메리카 북부의 안데스산맥의 저지대나 멕시코가 원산지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아메리카에는 오래 전 이미 전파되었으며, 뉴멕시코 주에서는 BC 2,300년 유적에서 출토된 바 있다. 북아메리카 중앙의 대평원을 거쳐 1,400년 미주리강과 오하이오강 유역에서 널리 재배됨으로써 19세기에 콘 벨트라 불리는 대 생산지가 북미에 나타나게 됐다.

옥수수는 콜럼버스에 의해 유럽으로 전파됐다고 하는데 적은 일손으로 많은 양의 작물 수확이 가능해 인구가 적었던 과거 경작하기 적합해 인기를 끌었다. 아프리카에는 16~17세기에 퍼졌고, 아시아에는 16세기 초 포르투갈 인이 들여왔다고 하는데, 인도, 티베트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6~17세기 무렵 중국으로부터 전래됐고 강원도 산간지대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옥수수라는 명칭은 중국 음 ‘위수수(玉蜀黍)’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옥수수는 약 64%가 수분이고, 탄수화물(29.4%), 단백질(8.9%), 지질, 무기질, 비타민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재배, 유통되는 옥수수는 찰옥수수, 단옥수수, 초당옥수수, 튀김옥수수가 있다. 옥수수의 소화율과 열량은 쌀이나 보리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라이신, 트립토판과 같은 필수 아미노산의 양이 부족한 편이다. 씨방에서 연결된 비단실 모양의 암술대인 옥수수 수염은 이뇨작용을 도와 차(茶)로도 이용된다.

작년 기준으로 옥수수를 포함해 원당, 소맥분, 타피오카, 주정, 대두, 백설탕, 커피원두, 코코아원두, 포도당류 등 46품목의 국산원료 사용 비중이 20% 이하로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다. 중량 순으로는 밀, 옥수수, 대두, 바나나, 쌀 순으로 많이 수입됐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식량전쟁(食糧戰爭)을 걱정하며, 버릴게 없고 쓸모 많은 옥수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가져본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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