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맞은 건기식, 방문판매에 발목
호황기 맞은 건기식, 방문판매에 발목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10.05 0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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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단 감염원으로 지목돼 활동 위축…매출 약 20% 줄어
한국암웨이 · 유니베라 비대면 영업 지원 강화
김정문알로에 방판·시판 절반씩 구성 타격 완화
놓칠 수 없는 시장…온라인과 연계 판매망 확대

건강기능식품 업계가 최근 수년간 연평균 8%대 고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4조6000억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했다. 위드코로나(With Covid-19) 시대를 맞은 올해 그 수요에 더욱 탄력이 붙어 호황을 맞고 있다.

중·대형 건기식 업체들의 지난 9월까지 실적 발표를 토대로 살펴보면 전반적인 매출·영업이익 상승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성장률 10%대와 시장규모 5조원 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동종업계라고 해서 모든 업체들이 위드코로나의 역설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진원으로 지목된 방문판매(이하 방판)를 주요 창구로 제품을 홍보·판매해 오던 일부 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3년래 통계를 보면 방판 건기식 사업자수와 매출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방판과 다단계판매 요건을 갖추고 판매자와 직하위 판매원 실적으로 수당이 지급되는 후원방문판매 형태 감소세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후원방판업체 수는 2654개로 전년(2768개) 대비 4.0% 가량 떨어졌고 올해 감소폭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주 매출원이 막힌 업체들은 판매 채널 다각화, 온라인 확대 등을 통해 코로나19 시대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대면 트렌드 확산 속 방판 의존도가 높은 건기식 업체들의 돌파구 찾기가 한창이다. 암웨이는 온라인 영업 강화를 위한 플랫폼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유니베라는 신제품 모델로 배우 유아인을 발탁해 TV · 유튜브 홍보에 나섰다. 김정문알로에는 신제품 TV홈쇼핑 론칭에 이어 시판 온라인 몰 등에 판매하고 있다. (왼쪽부터) 암웨이 SNS영업지원시스템 ‘에이 클릭스’,  유니베라 ‘아임뮨’, 김정문알로에 ‘장·면역N K알로에’. (사진=각 사)
△비대면 트렌드 확산 속 방판 의존도가 높은 건기식 업체들의 돌파구 찾기가 한창이다. 암웨이는 온라인 영업 강화를 위한 플랫폼 투자를 이어가고 있고 유니베라는 신제품 모델로 배우 유아인을 발탁해 TV · 유튜브 홍보에 나섰다. 김정문알로에는 신제품 TV홈쇼핑 론칭에 이어 시판 온라인 몰 등에 판매하고 있다. (왼쪽부터) 암웨이 SNS영업지원시스템 ‘에이 클릭스’, 유니베라 ‘아임뮨’, 김정문알로에 ‘장·면역N K알로에’. (사진=각 사)

한국암웨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즈니스 툴을 론칭하고 AI기술의 챗봇을 도입하는 등 비대면 영업 지원에 나섰다.

암웨이는 지난 5월, 전국 영업 담당(이하 ABO · Amway Business Owners)의 활동 지원을 위해 카카오 플랫폼과 연계된 비즈니스 툴 에이 클릭스(A-Cliks)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ABO의 개별 카카오 계정으로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에서 고객관리, 제품 주문 등 각종 영업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고 간편 링크 생성을 통해 제품 정보를 고객에 제공해 소비자가 직접 주문과 배송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이어 6월말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한 챗봇을 도입, 늘어난 상담 물량 전용 콜센터를 고도화했다. 향후 회원 개별 인공지능 지원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 개발하고 회원 간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암웨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영업이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도입된 시스템은 전국 ABO와 소비자 간 간결하고 효율적인 상담과 구매가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며 “이 분야에 올 한해에 500만 달러 이상 투자가 예정되는 등 꾸준한 연구 개발을 이어가 암웨이 만의 영업 경쟁력을 확보 하겠다”고 말했다.

유니베라는 1976년 창립 후 방문판매를 통해 알로에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다져왔다. 현재 전국에 걸쳐 방판 전문영업사원(이하 UP · Univera+Planner) 1만2000여명과 320여개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까지 매출의 90% 가까이를 방판 채널에 의존해 왔다. 이런 판매 특성으로 유니베라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난 9월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15~20% 하락한 상황이라고.

유니베라는 코로나19 고위험군 지정 등으로 방판 영업이 계속 위축됨에 따라 기존 UP들의 비대면 영업 활동을 위한 인프라 강화에 힘쓰고 있다. 먼저 UP들의 온라인 판매시스템인 멤버스몰을 오픈해 맥스피 등 기존 전략 제품의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한데 이어 신규 회원 마일리지 지급, 구매 선물 증정 등 다양한 이벤트를 내걸고 온라인 고객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비대면 판매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자료 및 회사-제품 홍보 자료를 영상과 이미지로 제작해 전국 UP들에게 배포했다. 특히 최근 면역력 강화와 관련해 출시한 신제품 ‘아임뮨’ 홍보 모델로 배우 유아인을 발탁하고 TV광고를 론칭 했다. 또한 TV홈쇼핑 판매에도 나서는 등 공격적인 시판(시중판매) 판촉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김정문알로에는 40여년 넘게 방판 위주의 판매를 이어오다 지난 2017년부터 홈쇼핑을 시작으로 온라인 판매망을 꾸준히 확대하는 등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방판과 시판 비율을 5:5 정도로 형성해둬 그나마 타격이 덜한 편이다.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 국내 대형 온라인 몰과 제휴해 제품을 판매 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온라인 시장의 지속 성장을 예상해 관련 판매망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지난 6월초 내놓은 시판 주력 건기식 ‘장·면역N K알로에’는 출시 직후 3회에 걸친 홈쇼핑을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 김정문알로에 측은 추석 연휴 이후 홈쇼핑 업체들과 재조율을 통해 홈쇼핑 방영을 이어가는 한편 온라인 판매도 병행할 계획이다.

김정문알로에는 국내 시장의 방판 채널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다고 판단해 방판 경쟁력 강화 작업도 병행 중이다. 방판 전용 건기식 신제품(홍삼·장건강·변비 등) 출시와 전용 제품의 내용 보강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판 영업자들의 비대면 교육과 원활한 제품 홍보를 위해 본사 주도로 유튜브와 전용사이트에 관련 콘텐츠를 제작·배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기존 방판 전용 제품을 자사 온라인몰에서 구매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현했다.

김정문알로에 관계자는 “약 3년 전부터 쇼핑·온라인 등 시판 판매망을 넓혀온 효과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존 방판 개인 고객들의 제품 구매빈도 증가, 온가족 면역 제품 판매 확대 등으로 우려했던 것에 비해 매출은 나름 선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사 건기식 제품의 올 9월까지 매출은 평년 동기 대비 약 10% 하락했다”고 말했다.

마임은 방판 영업사원의 실적에 기존 매출 대부분을 의존해 왔다. 전국에 있는 방판 지사만 500여개에 이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방판 영업 대부분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등을 주요 창구로 활용해 각자 나름의 비대면 홍보·판매를 해오고 있던 터라 코로나19로 인한 직접적인 매출 타격은 없었다.

마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존 자사 방판사원 개인 홍보 방식이 빛을 발하고 있고, 아직 매출 영향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도 “본사 차원에서 알로에 · 홍삼 등 기존 주력제품의 교육·홍보 자료를 동영상과 이미지로 제작해 방판채널에 추가 배포하는 등 비대면 영업 지원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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