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편의 개선…안전관리 사각지대 예방해야
정부에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자에게 자판기 판매를 가능하게 하는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지금까지 식품위생법상 공유주방과 전통시장 반찬가게 들 즉석판매제조가공업체에서 만든 즉석식품은 매장에서 직접 판매를 하거나 배달 또는 택배판매만 가능했다. 이번 사업 승인은 ㈜그랜만찬이 신청해 지난 11일에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1년도 제 1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됐다.
이번 특례승인으로 공유주방과 소상공인 등의 신규판로확보와 소비자 편의성 등을 위해 즉석판매제식품 자동판매기 판매가 허용됐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샐러드, 빵, 떡, 김밥, 도시락, 밀키트 제품 등 자동판매기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위생 및 안전성이 입증된 공유주방에서 만든 식품을 서울지역 최대 20대 자판기에서 시범적으로 판매토록 할 계획이며, 즉석식품 판매용 자판기에 달린 온도감지기가 식품의 적정온도를 유지하고 각 식품에 고유의 무선주파수(RFID)가 부착하게 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판매되는 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시범사업이 마무리되면 소상공인의 새로운 판로확보를 위해 자판기에서 판매 가능한 식품 종류 등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사실 그 동안 국내 원더키친, 가든샐러드, 유어프리지 등 몇 업체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과 피트니스센터, 대학캠퍼스 등에 자판기를 설치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샐러드 제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4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자판기내 제품은 3~4일 주기로 교체돼야 한다.
그런가하면 장점도 있다. 냉장고처럼 문을 여닫지 않고 외부에서 상품을 선택해 결재한 다음 버튼을 누르면 바로 나오기 때문에 냉장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샐러드 자판기를 운영하는 기업 중 한 업체는 자판기 옆 공간에 도시형 스마트팜(Smart Farm)을 운영하면서 자판기에 들어가는 샐러드 제품 원물을 바로 옆에서 수확하고 손질해서 판매를 한다고 하는데 신선한 상품을 공급하는 전략이며 신선한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국내 샐러드 시장만 해도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샐러드를 주식(主食)처럼 먹는 소비자들이 많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빠른 배송으로 신선한 샐러드를 집에서 먹기 좋게 상품화한 제품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나 일본 등 자동판매기 사용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신선편이식품, 샐러드 등 즉석식품 뿐 아니라 과일, 채소 등의 자판기 판매를 길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수확에서 저장, 유통, 제조, 판매에 이르기까지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는 콜드체인시스템의 발전으로 즉석판매식품의 자동판매기 적용이 가능한 수준이 됐다. 이제 시범운영을 거쳐 점차 설치 장소와 적용 품목이 확대될 예정인 만큼 새로운 제도의 시행에 앞서 선행돼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샐러드나 기타 즉석판매식품제조 시 철저한 위생관리를 통해 초기오염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다. 둘째로는 자동판매기 온도관리다.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면서 자판기의 냉장온도를 밖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게 해야 함은 기본이다. 셋째는 철저한 유통기한 엄수이다. 마지막으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이력추적이 가능한 관리 등이 필수 요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안전당국에서도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에 대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식품안전관리상 사각지대는 없는지, 자판기 외부에 표시되는 냉장온도와 실제 내부온도와 일치하는지, 특히 자판기에 들어있는 상품을 주기적으로 수거, 분석해 미생물 실험과 이화학적 분석을 통해 식품의 기준 및 규격 범위 내에서 잘 관리되고 안전성 확보에 문제될 소지는 없는지 평가해 제도의 수정 및 보완을 해 가야할 것이다.
규제 특례 승인을 통해 새로이 시행된 제도가 국민들의 식생활 개선 및 편의성증대에 좋은 기여를 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