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염장 바지락살 A형 간염바이러스 주의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59)
중국산 염장 바지락살 A형 간염바이러스 주의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59)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1.06.07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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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어패류 서 발생…저염식품·날것 조심

최근 A형 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질병관리청과 식약처가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지난 3월 이후 주당 100명 이하로 유지되던 환자 수가 11주(3월 7일~13일)부터 100명 이상으로 늘었고, 특히 17주(4.18~24)에 189명, 18주(4.25~5.1)에 179명, 19주(5.2~8)에 150명, 20주(5.9~15)에 203명, 21주(5.16~22)에 190명 등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신고 건수가 증가했다. 심층 역학조사의 유전자 검사 결과, 그 원인으로 중국산 수입 염장 바지락살이 지목됐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 수입업자에게 회수·폐기를 명령했고, 해당 해외 제조업소의 염장 바지락살에 대해 수입신고 수리 보류를 조치했다. 아울러 앞으로 염장 바지락살 제품을 대상으로 통관단계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 수거검사를 실시하는 등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2019년 여름에도 우리나라에 A형간염 환자가 급증해 온 나라가 비상이 걸린 적이 있었다. 부산지역에서 동일한 음식점을 이용한 손님 64명이 A형간염을 확진 받았고, 충남 소재 병원에서도 A형간염 환자 6명이 발생하는 등 6건의 중국산 조개젓에 의한 A형간염 집단 발생이 있었다.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중국에서 제조돼 수입된 조개젓이 원인으로 밝혀졌고 식약처는 이 조개젓의 판매를 중단하고 회수 조치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지난 1988년 중국 내에서 오염된 조개를 섭취해 30만 명의 A형간염 환자가 발생한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2017년에도 독일 발 E형간염 바이러스 소시지 사건이 있었고 미국에서도 생굴 섭취로 인한 A형간염 감염 사례가 다수 보고돼 연이은 간염바이러스 문제로 전 세계가 들썩거리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국(CDC)은 식품유래 질병 중 바이러스 식중독이 약 80%를 차치할 정도로 식품의 바이러스 오염이 심각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노로바이러스와 A형간염 바이러스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 주로 날로 먹는 어패류 섭취와 오염된 식수가 가장 큰 감염원이라고 한다.

과거 면역이 취약한 어린이에게 주로 발생했던 A형간염은 1980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현저히 감소 추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았다고 한다. 특히, 2019년부터 A형간염 신고 건수가 급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간염(肝炎, hepatitis)은 간을 침범한 전염성 간질환을 말하는데, 주로 A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는 황달 등의 임상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A형간염바이러스는 우리 몸속의 간세포 내에서 복제, 증식해 혈액과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증상은 바이러스가 인체 내로 침입한 후 약 4주간의 잠복기를 거치며, 감기 몸살 증세처럼 발열, 식욕 감소, 구역질, 구토, 전신적인 쇠약감,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A형간염 바이러스는 산에 저항성이 강해 입을 통해 들어와 위와 담도를 쉽게 통과해 소화기 감염을 일으킨다. A형간염의 전파경로는 주로 분변-구강 경로이며,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전파되기도 한다. 이 바이러스는 분변으로 배출되고, 실온에서도 몇 개월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 특히, 자연에서 생존력이 높아 오염된 음식과 식수에 의해서도 쉽게 전파되는데, 어패류, 과일류, 채소류 등이 주 오염원이다. 특히, A형간염은 오염된 어패류 섭취에 의한 대규모 발생이 많고 감염된 식품 취급자에 의한 오염도 일어나 집단급식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 질환은 특히 여름철에 빈발하는데, 사람에게 감염될 경우 합병증 발생도 증가해 40대에는 치명률이 2%, 60대가 되면 4%로 높아진다.

간염은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 약은 없으나 자연 치유되는 질환이라 3-5주 내에 완전히 회복된다. 충분한 영양공급과 휴식이 중요한데, 심한 식욕 부진이나 구토 증세가 지속돼 탈수 증상을 보이거나 황달을 비롯한 간염이 의심될 때는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다행히도 A형간염은 대부분 급성으로 발현되며, B나 C형간염과는 달리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등으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국내외에서 발생한 간염 발생 사례의 원인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제대로 익히지 않고 섭취한 경우였다. 이번에 원인이 된 중국산 염장 바지락 살도 날 것의 조개를 염장한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의 나트륨 저감화 정책의 일환으로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수입업자들이 저염 젓갈을 선호하는 것도 큰 원인이라 생각한다. 소금은 발효식품의 안전성 유지에 필수적인 보존료라 그 양이 적으면 부패균이나 잡균의 증식이 왕성하게 일어나 쉽게 상하게 되고 어패류 내 존재하는 바이러스의 생존율 또한 높여주게 된다. 콜드체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중국이나 다른 온난한 기후의 위생 취약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젓갈 등 염장 수산 식품은 제조 시 충분한 소금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

어패류를 통한 식중독 바이러스의 오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 스스로의 적극적인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다행히도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므로 가능한 여름철에는 수산물을 익혀 먹는 것이 좋고 날것이나 저염 수산 식품의 섭취 시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철저한 손 씻기, 끓인 물 마시기 등 개인위생을 잘 지켜야 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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