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전성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87)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전성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87)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2.05.0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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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건강·미용 등 다양한 효능 1조 시장으로 성장

요즘 홈쇼핑이고 온라인이고 마트고 유산균으로 대표되는 프로바이틱스가 대세다. 소비자 상당수가 아침에 비타민, 홍삼 등 건기식과 함께 유산균을 섭취하는 것 같다. 주된 이유는 면역력 증강, 질병예방, 변비관리 및 쾌변, 민감한 장 관리라고 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역력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재택 등 운동 부족으로 불편해진 장이 프로바이오틱스 전성시대의 주원인으로 여겨진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대부분 유산균을 포함하며 사람에게 이익을 주는 박테리아 또는 효모를 포함한 식이 보충제를 말한다. 이는 오랫동안 식품산업에 사용돼 왔는데, Kefir(우유 발효음료), 요구르트, Sauerkraut(발효 양배추, 독일식 김치), 김치 등 젖산균 발효식품과 프로바이오틱스 강화 식품이 대표적이다.

‘유산균(乳酸菌, lactic acid bacteria)’은 美 FDA(식약청)의 일반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첨가물 목록인 GRAS에 등재된 안전한 세균인데, 프로바이오틱스로서 장내에서 유익한 역할을 한다. 유산균은 유기산, 과산화수소, 디아세틸, 박테리오신과 같은 항균물질을 생성함으로써 부패균이나 병원성균을 억제해 식품의 보존성을 높여준다. 이는 요쿠르트, 김치 등 유산 발효제품의 생산에 사용되는 유익균이지만 육류나 과일주스, 곡류가공식품에 부패, 변패를 유발하는 나쁜 균이기도 하다.

"유산균이 몸에 좋다! 유해한 세균, 바이러스도 죽인다! 반면 건강한 사람에게 유산균은 불필요하다! 유산균도 독성이 있는 경우가 있어 민감자에게는 치명적이다!" 등등 프로바이오틱스로 대표되는 유산균에 대한 상반된 주장이 많이 있어 논쟁거리다.

유산균을 포함한 프로바이오틱스는 얼마 전부터 장 건강 개선은 물론, 면역력을 키워주고 아토피 등 피부질환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 건강기능식품으로 부상했다. 이에 힘입어 2016년 1,903억 원에 불과하던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8년 5,424억 원, 2019년 7,415억 원, 2020년 8,285억 원, 2021년 8,420억 원,급기야 2022년에는 1조를 넘을 기세로 그야말로 천지가 개벽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홍삼은 2018년 1조 5,093억 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중인데, 2020년 1조 4,332억 원 규모를 유지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는 있으나 불안 불안하다. 홍삼의 건강미로 알려진 전통적인 특유의 강한 맛과 향이 오히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거부감을 주고 있어 맛과 건강 이미지를 내세운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에 역전당할 신세에 처했다.

게다가 유산균은 최근 피부 미용과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보고돼 관련 식품과 화장품까지도 그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최근 김치 유산균이 설사 증상의 주원인인 로타바이러스 감소에 탁월하다는 한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발표됐고, 그 외에도 다양한 병원성 균들을 억제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한 많은 논문들도 나오고 있다.

반면, 부작용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는데, 복통 같은 가벼운 증상부터 설사, 위장 불편, 구토 등 위장관계 장애증상, 피부발진, 두드러기까지 겪었다는 신고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얼마 전 한 50대 여성이 분말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고 사망한 사건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해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 또한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섭취하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도 있었고 설사·피부발진 등 식약처 산하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센터’에 신고된 건수도 최근 5년간 천 건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 프로바이오틱스와 관련된 상반된 많은 이야기들은 대부분 근거가 있는 사실이다. 유산균은 대부분 몸에 유익한 작용을 하지만 그 중 일부 균들은 독성이 밝혀져 식용으로 허용됐었다가 취소된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유산균 뿐 아니라 모든 음식에 해당되는 일장일단이라는 만물의 이치다. 그래서 팔려는 사람은 좋은 점만 내세워 좋다고만 하고, 부정적인 소비자나 100% 안전성을 추구하는 전문가들은 나쁜 점만 찾아내기 때문에 나쁘다고 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지금부터라도 음식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유산균 등 프로바이오틱스가 무조건 좋은 음식이라 맹신해 왔을 것인데, 좋은 점이 크긴 하지만 일부나마 부작용도 있는 양면적 성격의 음식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리고 국가에서 허용한 것은 안전하다고 보면 되나, 그 어떤 식품도 안전성에 관한 한 100%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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