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질 쌀가루’ 관련 산업 2027년까지 10조 규모 육성
‘분질 쌀가루’ 관련 산업 2027년까지 10조 규모 육성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6.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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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질미 활용 밀 수입 의존도 낮춰…수출 300만 불에 글루텐프리 제품 50개 달성
5년 내 분질미 20만 톤 공급 밀가루 10% 대체
전략 제품 개발 위해 올해 식품 업체에 1톤 제공
‘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 운영 소비 기반 확대
농식품부 쌀가공 산업 활성화 대책

정부가 분질 쌀가루를 활용한 쌀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시장규모 10조 원, 수출 300만 달러, 글루텐프리 인증제품 50개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분질미를 적극 활용해 밀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쌀 수급 과잉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조치다.

농식품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가공 전용 쌀 종류인 분질미 20만 톤을 공급해 연간 밀가루 수요(약 200만 톤)의 10%를 대체한다는 목표 아래 △안정적 원료 공급체계 마련 △산업화 지원 △가공식품 소비 기반 확대를 3대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했다.

‘분질미를 활용한 쌀가공산업 활성화 대책’ 3대 주요 정책과제
‘분질미를 활용한 쌀가공산업 활성화 대책’ 3대 주요 정책과제

농식품부는 그동안 쌀 공급 과잉 문제 해결 방안으로 쌀가공산업을 적극 지원해 산업이 성장하고, 국내외 시장 규모도 확대되는 등 성과가 있었으나 쌀의 가공적성 한계, 높은 가공 비용 등 제약 요인으로 인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시장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주로 떡류·주류·즉석식품류 등에 국한된 쌀 가공식품 범위를 넓히고, 수입에 의존하는 밀가루 수요 일부를 쌀로 대체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공 전용 쌀 종류인 분질미를 활용한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분질미는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쌀 종류로, 2002년부터 ‘남일벼’ 품종에서 분질 돌연변이 유전자를 탐색해 ‘수원542’ ‘바로미2’ 등이 분질미 품종으로 개발됐다.

일반 쌀은 전분 구조가 밀착돼 단단하기 때문에 가루를 만들기 위해 습식제분을 하는 반면 분질미는 밀처럼 전분 구조가 둥글고 성글게 배열돼 있어 건식제분이 가능하다. 이 경우 제분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고 전분 손상은 적어 일반 쌀가루보다 밀가루를 대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분질미 재배 전문생산단지를 내년 10개소, 오는 2027년 200개소로 확대하고 직불금 지원, 농가 기술 지도를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 기반을 확보한다.

특히 2027년까지 분질미 20만 톤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목표 아래 4만2000ha 수준의 일반 벼 재배면적을 분질미로 전환한다. 올해는 작년 4배 수준인 100ha로 확대한다.

쌀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시장규모 10조 원, 수출 300만 달러를 목표로 정했다.
쌀가공산업 활성화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시장규모 10조 원, 수출 300만 달러를 목표로 정했다.

농식품부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공익직불제 내에 전략작물직불제 신설을 추진해 참여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밀 전문 생산단지(51개소) 중심으로 밀-분질미 이모작 작부체계를 유도해 분질미 재배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농진청을 중심으로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선하고 지역별‧단지별 전담 기술지원 체계를 운영해 농가가 안정적으로 분질미를 재배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산업화 지원에도 나선다. 공공비축제도를 활용한 분질미 공급체계를 운영하고 식품·제분업계에 시료 제공, 연구개발 지원 등을 통해 분질 쌀가루를 활용한 전략 제품을 개발한다.

매년 3~5월에 농가별로 분질미 매입 계약을 체결한 후 수확기에 농가가 생산한 분질미를 공공비축미로 매입하고 이를 밀가루를 분질미로 대체하고자 하는 실수요업체에 특별 공급하는 한편 쌀가루를 활용해 전략적으로 소비 가능한 제품을 발굴·육성하고자 식품기업 등 대량 수요처와 연계한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박차를 가한다.

단기적으로는 분질 쌀가루 특성 평가·연구와 식품업계 등 대량 소비처에 분질 쌀가루를 시료로 제공해 현장 시험과 제품개발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올해는 분질 쌀과 쌀가루 1톤을 CJ제일제당·농심미분·농협-오리온 등 식품·제분업체와 제과제빵업체에 제공해 이달 중 제분 특성과 품목별 가공 특성을 평가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이를 100톤 수준으로 확대한다.

농식품부는 케이크, 카스텔라, 제과·과자류 등 비발효빵류, 밀가루 함량이 낮은 어묵, 소시지 등은 분질 쌀가루 전용 품목으로 가능성이 있고, 소면‧우동면 등 면류, 식빵 등 발효빵류, 튀김가루 등 분말류, 만두피 등은 분질 쌀가루와 밀가루를 혼합해 제조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분질 쌀가루 대량 수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대량제분, 저장 등 유통에 필요한 기술개발과 시설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쌀 가공식품 소비기반 역시 확대한다. 분질미 생산자, 소비자단체, 제분업체, 가공업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가칭)쌀가루 산업 발전협의체’를 운영하면서 분질미 생산·이용 초기 단계부터 시장 확대를 위해 생산자·소비자·업계·정부가 함께 노력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분질미를 활용한 쌀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제공=농식품부)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이 ‘분질미를 활용한 쌀가공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고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제공=농식품부)

또 글루텐프리 등 쌀가공식품에 특화된 식품인증제도를 홍보하고, 쌀을 기능성식품 원료로 등록을 추진해 프리미엄 쌀 가공식품 시장을 육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학교·공공기관 등 대량 소비처에 쌀가루 가공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분질미를 활용한 제과제빵 기술 교류 확산도 지원하는 한편 쌀가공식품의 수출 지속 확대를 위해 맞춤형 해외시장 정보 제공, 주요 대상 시장별 수출 유망품목 발굴, 상품화부터 해외인증, 홍보, 마케팅 등까지 단계별 지원을 강화한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안정적인 가공용 분질미 원료 공급-소비 체계를 구축해 쌀 가공산업을 육성하고, 이모작을 활성화함으로써 식량자급률을 높이며 쌀 수급균형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쌀 수급 과잉으로 소요되는 비용(시장격리, 재고 관리 등)을 절감해 밀·콩 등 식량 자급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 재원으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달 말까지 과제별로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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