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글루텐프리와 쌀 가공식품
[기고] 글루텐프리와 쌀 가공식품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3.01.17 0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쌀은 밀과 달리 셀리악병 유발 없는 건강 곡류
글루텐프리 제품 시장 114억불…세계적 기업 참여
국내 업체 떡볶이 등 관련 식품 1억8100만 불 수출
인증 획득 병행 국가별 취향 맞는 제품 개발해야
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세계인이 주식으로 하는 가장 중요한 곡류는 쌀, 밀, 옥수수이다. 기후 여건상 생산조건이 맞는 동남아 지역은 쌀 생산에 치중하고 있고, 비교적 넓은 토지와 건조한 유럽지역과 남‧북미, 일부 아프리카 등은 밀과 옥수수 등을 주산물로 생산하여 지구인에게 필요한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인들에게는 없는 알레르기성 장 질환인 셀리악병이 밀을 섭취하는 유럽과 미주지역 소비자에게 발생하여 식품안전관리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병의 원인 성분은 밀에 함유된 단백질의 일종인 글루텐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만 200만 정도가 셀리악 병에 고통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 인구의 1~2%가 글루텐 기원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고 알려졌으나 잠재 위험군은 더 많다고 한다. 세계적으로는 매년 평균 7.5%씩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글루텐은 밀가루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는 성분으로 제빵, 제면 등에서 부풀어 오르거나 점착성을 갖는 특정 단백질로 잘 알려져 있다. 쌀에 함유된 단백질은 올리제닌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으나 글루텐은 사람에 따라 소장 융모에 이상을 일으켜 여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이런 제약요인이 있는 밀가루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쌀을 원료로 한 가공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셀리악 질병은 특수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 나타나며 글루텐이 함유되어 있지 않은 곡류 즉 쌀 등을 이용한 가공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글루텐이 첨가되지 않은 곡류는 콩, 쌀, 옥수수, 메밀 등이며 생산 면에서는 쌀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특수 여건에 따라 글루텐프리 제품시장은 2017년 81억3300만 불에서 2022년 114억2400만 불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성장할 시장으로 보고 있다(Global Market Monitor, 2022). 특히 세계적으로 건강지향적 요구가 강해지는 추세여서 글루텐프리 제품의 선호도는 높아질 것이며 이 수요에 대응하는 제품류가 쌀 가공 제품이 될 것이다.

미국 FDA에서도 글루텐 함유 식품에 관심을 두어 글루텐이 20ppm 미만인 포장 식품에만 ‘글루텐프리’ 라벨을 붙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미 세계 수준의 식품 가공 기업들이 글루텐프리 제품생산에 관여하고 있으며 시장은 계속 성장해 갈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여건에 힘입어 우리 쌀 가공식품의 수출액이 늘어나고 있으며 가공 제품의 종류도 다양화되고 있다. 일찍부터 포화되는 국내 식품시장을 넘어 세계를 향한 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는 국내 식품기업의 노력에 힘입어 2021년 114억 불의 수출 벽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120억 불 수출로 1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여기서 눈여겨볼 분야는 쌀 가공식품과 라면 수출액으로 각각 10.1%, 13.5%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쌀 가공 제품 수출은 가공밥, 떡류, 전통주, 식음료를 포함 2022년 1억8100만 불에 이르고 있다. 품목별로는 떡볶이, 햇반 등이 상당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글루텐프리 제품 수출에서 중요한 절차인 글루텐프리 인증문제가 해결되어 한국쌀가공협회에서 부설 인증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니 관련 제품의 수출 촉진이 계속될 것이라 기대된다. 이미 인증 1호 업체가 탄생하였고 많은 업체가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쌀 가공 제품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다져야 할 분야는 첫째, 제품의 다양화이다. 현재 선두주자로 즉석밥, 떡류, 떡볶이 등이 눈에 띄나 이들 제품에 더하여 국가별로 소비자 취향에 맞는 제품을 계속 발굴해야 한다.

둘째, 글루텐프리 인증을 활성화하고 세계 시장에 알려 우리 제품들이 차별화되었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당수에 이르는 글루텐 민감 소비자들에게 인증을 통하여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을 홍보해야 한다.

셋째, 해외기지에서 생산돼 판매하는 제품에도 현지인이 수용할 수 있는 글루텐프리 제품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2017년 60개였던 해외 가공식품 생산 기지는 5년 사이 97개로 급증하였다. 좋은 예가 만두이며, 만두피를 글루텐프리 원료로 대체하려는 시도는 글루텐에 민감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한 세계인이 선호하는 라면의 경우 쌀을 주원료로 한 신제품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관련되는 기술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꾸준히 쌀을 이용한 가공 제품의 수출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노력하면 새로운 판로가 열린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쌀을 원료로 한 제품의 가공 기술개발을 계속해 제품의 품질을 높이고 다양화와 함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쌀 소비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