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로 소환되는 식료품의 가격-C.S 칼럼(429)
단골로 소환되는 식료품의 가격-C.S 칼럼(429)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3.02.0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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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원재료 가격 비중 40∼60%에 절반 수입산
원가 절감에 한계…개입 줄이고 시장 논리 맡겨야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100)로,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5.2% 각각 상승했다. 또 생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0%, 전년 동월 대비 6.1% 각각 상승했는데, 식품은 전월 대비 1.3%, 전년 동월 대비 7.0% 각각 상승했다. 신선식품 지수도 전월 대비 6.2%, 전년 동월 대비 2.4% 각각 상승했다. 이 중 신선어개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7.5% 각각 상승했고, 신선 채소는 전월 대비 14.4%, 전년 동월 대비 5.6% 각각 상승했다.

이처럼 새해 들어 물가 상승 폭이 커지고, 전기, 수도, 가스 등 각종 에너지 요금마저 급등해 민심이 흉흉하다. 여기에 식료품 가격상승에 대한 보도가 연일 쏟아지면서 식품 제조사들이 마치 물가상승을 견인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분위기인 것 같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곡물가상승, 국제유가상승, 가스비 폭등 등 모든 분야에서 원가 상승요인들이 크게 발생한 상황이라 식품 사업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겨누는 것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작은데다 산이 많아 광활한 농지가 펼쳐지는 미국이나 호주, 아프리카, 인도, 중국 등 대륙 국가들에 비해 가공식품의 원료가 되는 1차 농산물의 생산원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 석유가 나오지 않고 이렇다 할 자원이 부족하다. 그래서 해외에서 원부자재를 사들여 가공하는 역수출방식의 경제구조로 인해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그 부담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식품의 원재료비 비중은 40~60% 정도다. 우리나라 가공식품의 경우 밀, 유지류, 설탕, 옥수수 등 식품 원재료의 50% 이상을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의 영향 또한 매우 크다. 여기에 금리 폭등으로 인한 대출금에 대한 이자 부담이 고스란히 제조원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식품 대기업들도 매우 힘든 경영 여건인데, 중소기업과 영세업체 그리고 OEM 전문생산업체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형편이다. 임가공 및 OEM 전문생산업체 임원들이 힘들어하는 내용은 전기, 수도, 가스비 등 공공요금의 대폭적인 상승이다. 여기에 직원들 임금도 최소한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주어야 하는데 OEM 발주 대기업에서는 거의 반영을 해주지 않고 아주 미미한 수준으로만 반영해 주고 있어 매우 힘든 고난의 시기라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의 물가 억제 방안 중에 단골로 소환되는 것이 식료품 가격이며 언론 또한 마찬가지이다. 식품업체에서 감당이 가능한 범위가 있고 할 수 없는 수준이 있다.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3년여간 버텨온 것도 힘겨웠는데 매번 식품업체들에 화살을 돌리면 더 이상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하소연이다.

무엇이든 임계점을 넘게 되면 뜻하지 않은 폭발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안은 시장 논리에 맡겨 정부의 개입이 없거나 최소화하는 것이다. 시장 경쟁력을 위해 업체가 자발적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적극적 시장 개입보다 훨씬 좋고 장기적으로 효과적인 방안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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