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입맛 잡은 ‘떡볶이’ 현지 스낵과 어깨 나란히
미국 입맛 잡은 ‘떡볶이’ 현지 스낵과 어깨 나란히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4.2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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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멤버 ‘지민’이 먹는 모습 SNS 통해 전파…세계적 관심 고조
떡·면·소스 동봉한 패키지 제품 온·오프라인 인기
청정원 브랜드 ‘오푸드’ 작년 매출 450% 수직 상승
한국식 ‘떡볶이 전문점’ 증가…LA서 동부로 확산
할가떡·마녀떡볶이 등에 ‘죠스’도 진출…전망 밝은 편

한국인의 길거리 소울푸드 ‘떡볶이’가 간편 트렌드와 한류 열풍을 타고 미국 식품시장을 휩쓸고 있다.

코트라 LA무역관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에도 미국 식품시장에서 밀키트와 가정 간편식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그칠 줄 모르는 K-엔터테인먼트 훈풍으로 K-컬쳐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크게 증폭되면서 떡볶이가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자리매김한 떡볶이


최근 떡볶이를 비롯한 다양한 한식은 꽤 오래전부터 미국 시장에서 하나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초창기 주인공은 ‘비빔밥’으로, 2009년 미국 인기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최애요리로 꼽으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당시 그 인기를 증명하듯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원하는 재료 선택’ 방식의 비빔밥 전문 프랜차이즈가 다수 생겨났다. ‘코리안 바비큐’로 통하는 한국 고깃집의 인기도 여전하며, 몇 년 전부터 크게 주목받고 있는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음식의 미국 시장 진출과 확산에 큰 역할을 한 것은 팬데믹 발생 후 수요가 급증한 OTT다. 이 플랫폼의 대중화에 힘입어 K-엔터테인먼트의 인기가 급물살을 탔고, 한식도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한국식 라면 요리 ‘짜파구리다. 또 넷플릭스에서 9주 연속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은 추억의 간식 ‘달고나’ 열풍을 불러오기도 했다.

△한국 길거리 최애음식 ‘떡볶이’가 한류 바람을 미국 식품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사진은 떡볶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증폭시킨 장본인 BTS가 떡볶이를 즐기는 모습.(사진=BangtanTV YouTube 채널 캡처)
△한국 길거리 최애음식 ‘떡볶이’가 한류 바람을 미국 식품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사진은 떡볶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증폭시킨 장본인 BTS가 떡볶이를 즐기는 모습.(사진=BangtanTV YouTube 채널 캡처)

떡볶이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증폭시킨 장본인은 K-팝이다. BTS의 멤버 지민이 한국 재래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SNS를 통해 전파됐고, BTS의 다른 멤버들까지도 함께 떡볶이를 먹거나 직접 요리하는 영상을 활발하게 게시하면서 떡볶이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급상승한 것이다.

이렇듯 최근 K-엔터테인먼트의 인기 확산 덕분에 미국 소비자들은 한식을 포함한 한국 문화 전반을 ‘힙하고 쿨한 것’ 그리고 ‘도전해 볼 만한 것’으로 여기게 된 듯하다. 이에 최근의 1~2년은 떡볶이를 비롯한 한국 음식이 미국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 최적의 타이밍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간편한 떡볶이 패키지 매출 급증


최적의 타이밍을 타고, 떡볶이는 이제 미국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와 식탁에까지 진입하기 시작했다. 간편하게 포장된 떡, 면, 소스를 팬에 넣고 조리만 하면 되는 떡볶이 패키지 제품이 코스트코와 월마트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패키지 제품뿐만 아니라 포장된 떡볶이 떡이나 떡볶이 양념 소스 등 다양한 종류의 떡볶이 관련 상품들이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대상 청정원의 글로벌 브랜드 ‘오푸드’의 떡볶이 패키지 제품이 최근 급격한 매출 급상승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오푸드는 다양한 범주의 한국 식품을 미국 시장에 판매 중으로, 즉석 떡볶이 패키지 제품의 경우 지난 2021년 10월부터 아마존과 월마트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푸드의 떡볶이 패키지 제품 매출은 지난 한 해 동안 약 450%라는 엄청난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푸드의 온라인 부문 베스트셀링 1위 제품은 항상 고추장이었으나 최근 1년 사이 떡볶이 제품이 2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라고 밝혔다. 해당 떡볶이 패키지 제품은 아마존의 식료품 부문 ‘떡’ 제품 카테고리에서 대형 식품 브랜드 ‘퀘이커’ 제품과 1·2위를 번갈아 차지하는 등 전통적으로 인기 있는 미국 스낵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떡볶이의 인기에 힘입어 간편한 떡볶이 패키지 제품들도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왼쪽)은 최근 급격한 매출 증가로 눈길을 끌고 있는 오푸드 제품과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떡볶이 관련 제품들. (사진=오푸드/아마존)
△떡볶이의 인기에 힘입어 간편한 떡볶이 패키지 제품들도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왼쪽)은 최근 급격한 매출 증가로 눈길을 끌고 있는 오푸드 제품과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떡볶이 관련 제품들. (사진=오푸드/아마존)

LA를 넘어 동부로 이어지는 인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요즘 미국 요식업계에서는 떡볶이 전문점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로스앤젤레스에 문을 연 ‘할가떡(할머니가래떡볶이)’이 특히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무역관에 따르면, 개업 당일 할가떡 LA 매장은 SNS를 통해 ‘무료 떡볶이 쿠폰을 나눠준다’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수많은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매장 밖까지 이어진 행렬과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음식이 나오는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되었으며, 한인이 아닌 외국 손님들도 의외로 많이 찾아볼 수 있어 떡볶이의 인기를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할가떡은 기다랗고 두꺼운 가래떡을 통째로 넣은 대표 메뉴 ‘할머니 떡볶이’를 필두로 튀김·어묵·김밥·순대 등 분식 메뉴들도 다양하게 제공한다. 또 맵지 않은 짜장과 로제 떡볶이에서부터 트렌디한 마라 떡볶이까지 종류 또한 다채롭다. LA 한인타운에는 이전부터 ‘엽떡’을 비롯해 ‘조폭떡볶이’ ‘신전떡볶이’ 등이 자리 잡고 있었으며, 최근에는 ‘죠스떡볶이’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떡볶이 전문점이 부쩍 늘었다. 사진(왼쪽)은 LA 지역에 최근 문을 연 ‘할가떡’과 동부지역에 처음 문을 연 ‘마녀떡볶이’. (사진=LA무역관/마녀떡볶이)
△떡볶이 전문점이 부쩍 늘었다. 사진(왼쪽)은 LA 지역에 최근 문을 연 ‘할가떡’과 동부지역에 처음 문을 연 ‘마녀떡볶이’. (사진=LA무역관/마녀떡볶이)

떡볶이의 인기는 미국 내 최대 한인 커뮤니티 지역인 LA뿐만 아니라 미국 동부지역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작년 말 뉴욕의 플러싱과 퀸스 지역에 처음 문을 연 ‘마녀떡볶이’는 셀프 서브 바에서 원하는 재료를 가져다가 정해진 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즉석 떡볶이를 즐길 수 있는 ‘올유캔잇’ 방식의 레스토랑이다.

마녀떡볶이에서는 고구마떡, 옥수수떡 등 12종의 떡과 함께 8종의 소스, 13종의 채소, 버섯, 면, 어묵 등 떡볶이에 첨가할 수 있는 여러 재료를 모두 즐길 수 있으며 피자와 치킨, 각종 튀김 등의 사이드 메뉴도 있어 소비자들에게 골라 먹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해당 레스토랑은 올해 2월 뉴욕 베이사이드 지역에 추가 매장을 열며 미국 요식업계를 적극적으로 공략 중이다.

한편, 무역관은 떡볶이의 인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망 역시 매우 밝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까다로운 미국 식품 규제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국 시장에서 한국 식품을 유통하는 기업 관계자도 “FDA의 기본적인 규정이나 규제 파악 외에도 캘리포니아 지역의 Proposition 65 규제에 대한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Proposition 65는 미국 최대의 한국 식품 소비 시장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지정된 유해 독성물질이 기준치 이상 함유돼 있거나 발생하는지 사전에 검토해 경고문을 부착해야 하는 캘리포니아주의 특별한 규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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