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관기]2023 美 하계 팬시 푸드쇼, 업사이클링·비건 식품 강세…K-디저트·분식 호평
[참관기]2023 美 하계 팬시 푸드쇼, 업사이클링·비건 식품 강세…K-디저트·분식 호평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7.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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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60개 사 참여…간편 떡볶이·콘도그 등 K-분식 인기
쌀과자·정과 등 디저트·스낵, 건강한 이국적 맛에 관심
식물성 만두·채소 부각·건나물 등 한국식 비건 경쟁력
마카다미아 밀크티·카카오 아이스크림에 비건 참치·연어도
견과·씨앗류 혼합한 키토식 영양바, 프로틴 간식 등 출품

미국 최대 식품 박람회로 손꼽히는 2023 하계 팬시 푸드쇼가 한국 기업 60여 개사를 포함 전 세계 식품 관련 업체 2260여 개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기반 식품, 스낵류 등이 주목을 받았으며, 한식의 높은 인기를 반영하듯 기존의 김치, 불고기 외에도 다양한 K-디저트와 분식이 참관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다음은 ‘2023 하계 팬시 푸드쇼’를 직접 참관한 코트라 뉴욕무역관이 바라본 주요 식품 트렌드와 K-푸드에 대한 반응을 정리해 소개한다.

▨ ‘2023 하계 팬시 푸드쇼’ 주요 트렌드

◇주목받는 푸드 업사이클링

식품업계의 지속가능성 트렌드는 이번 전시회에서도 확인됐다. 행사 주최 측인 스페셜티푸드협회(이하 SFA)는 올해 처음으로 전시회장에 ‘업사이클드 푸드 파빌리온’을 마련해 업사이클링 식품 참가업체를 한자리에 모으고 이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진행했다. 미국에서도 음식물 쓰레기 감소와 온실가스 배출, 수자원 낭비 등을 줄일 수 있어 업사이클링 방식을 활용한 식품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리뉴얼밀은 귀리 밀가루를 기반으로 한 베이킹 믹스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귀리 우유 대체재를 생산하고 남은 귀리 펄프를 건조시켜 빻은 뒤 가루로 만들어 이를 주원료로 케이크나 브라우니, 쿠키 믹스로 제조했다.

또 다른 참가 기업인 매트리알크는 지역 농장과 파트너십을 통해 재배했지만, 외관상 문제로 상품 가치가 떨어져 버려지는 채소를 공급받아 파스타 소스와 채소 육수를 만들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매년 미국에서 1400만 톤의 채소가 외관상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로 식탁에 오르지도 못한 채 버려지고 있고 섭취 가능한 채소 잔여물도 1900만 톤에 달한다”라며 “판매되는 파스타 소스 한 팩당 매립지에 버려질 채소 0.4파운드를 줄이고 50갤런의 물을 아끼는 효과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베이컨 자투리를 모아 베이컨 잼을 만드는 TBJ고멧, 버려지는 곡물과 채소로 쿠키, 그래놀라, 베이킹 믹스를 제조하는 캐나다 기업인 스틸굿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2023 하계 팬시 푸드쇼에서는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기반 식품, 스낵류 등이 크게 주목받았다. 사진(왼쪽부터)은 올해 처음 마련된 ‘업사이클드 푸드 파빌리온’ 전경과 마카데미아로 우유 대체재를 만든 밀카데미아, 귀리 밀가루를 기반으로 베이킹 믹스를 만든 리뉴얼밀. (사진=코트라 뉴욕 무역관)
△최근 뉴욕에서 열린 2023 하계 팬시 푸드쇼에서는 업사이클링과 식물성 기반 식품, 스낵류 등이 크게 주목받았다. 사진(왼쪽부터)은 올해 처음 마련된 ‘업사이클드 푸드 파빌리온’ 전경과 마카데미아로 우유 대체재를 만든 밀카데미아, 귀리 밀가루를 기반으로 베이킹 믹스를 만든 리뉴얼밀. (사진=코트라 뉴욕 무역관)

◇식물성 기반과 비건 식품

이번 전시회에는 동물성 원료를 식물성 식재료로 대체한 식품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버터, 치즈, 우유 등 유제품 대체재와 이러한 식물성 기반 대체재를 활용해 만든 비건 식품들이 다수를 이뤘다. 특히 견과류를 활용해 만든 우유나 크림 대체재로 만든 식품들이 많았다.

마카데미아로 우유 대체재를 만드는 밀카데미아는 마카데미아 밀크티와 카페라테를 선보였고, 세븐스헤븐초콜릿은 귀리 우유 대체재로 만든 초콜릿을 내놨다. 또 아모어드프레시는 숙성시킨 아몬드 우유 대체재로 치즈와 빵에 발라 먹는 스프레드 제품을, 너티버니는 캐슈너트, 아몬드, 카카오 등을 원료로 한 아이스크림을 전시했다.

식물성 기반의 대체 해산물도 눈길을 끌었다. 임팩트푸드는 식물성 프로틴과 해조류를 원료로 횟감이나 초밥용으로 사용되는 비건 참치를 홍보했다. 커런트푸드는 콩 단백질과 해바라기유, 토마토, 순무, 대나무 섬유질 등을 이용해 만든 식물성 연어와 참치를 전시했다.

동물성 식재료 섭취를 줄여 개인의 건강과 자연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미국 내에서도 식물성 기반 제품과 비건 식품의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굿푸드인스티튜트와 미국 식물성기반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식물성 기반 식품의 소매 판매 규모는 8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베터포유(Better For You) 스낵 붐

SFA가 발표한 2023~2024년 관련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칩·프레첼·스낵류가 미국 스페셜티푸드 매출액 기준 품목별 순위에서 2022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초콜릿과 그 외 사탕류 역시 지난 2021년 7위로 한 계단 올라선 뒤 2022년에도 7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스낵류 브랜드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며 건강한 옵션들이 생겨난 것이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또 경제활동 재개 이후 대면 행사와 모임이 늘어난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전시회에 참여한 스낵류 품목 가운데 가장 돋보인 제품은 채소를 이용한 칩류였다. 특히 칼로리가 낮고 영양가가 풍부한 버섯은 칩의 주요 식재료로 떠올랐다. 이밖에 브로콜리, 토마토, 오크라 등도 먹기 좋은 과자로 재탄생했다. 머쉬가든은 버섯, 체리토마토, 오크라, 마늘 등을 칩 제품으로 내놨고, 포파델릭스는 다양한 맛의 버섯 칩을, 리듬은 브로콜리와 버섯 스낵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밖에 견과류와 씨앗류 등을 함유해 탄수화물 함유량을 최소화하고 단백질과 식물성 지방 비율을 높인 키토식 영양 바 제품들도 다양했다. 대표적인 예로, 징스는 영양학자가 직접 배합한 영양 바 라인업과 설탕 함량을 1g으로 낮춘 키토 라인업을 내놨고, 블레이크스는 호박씨·해바라기씨·아마씨 등 씨앗을 주재료로 과일과 배합해 초콜릿칩, 버스데이케이크, 애플시나몬 맛 그래놀라자 제품을 전시했다. 스콧츠프로틴볼은 유방암 생존자인 아내의 건강한 간식을 위해 남편이 개발한 냉동 프로틴 간식으로 100% 식물성의 냉동 에너지 간식이다. 모양도 기존의 막대 형식이 아닌 한입 크기의 동그란 형태로 디자인했다.

▨ 스펙트럼 넓어지고 있는 K-푸드

◇이국적이고 건강한 ‘K-디저트’ 눈길

한국관을 찾은 한 바이어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한식을 재발견한 것 같다”라며 “김, 김치, 불고기 같은 음식은 잘 알고 있었지만 홍시 스무디나 쌀과자, 정과 같은 디저트와 스낵류 제품은 새롭고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디저트와 스낵은 이국적이고, 건강한 맛을 찾는 요즘 소비자들에게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식품 기업들은 다양한 스낵류와 전통 디저트류를 대거 선보였다. 호두 정과, 도라지 정과, 금귤 정과, 생강청 등을 전시한 서가는 전통적인 맛과 포장으로 바이어들의 관심을 모았다. 다디단의 냉동 홍시는 스무디로 음료처럼 만들어 시음 행사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고, 시루와방아는 인절미와 약과 등 한국 전통 디저트를 전시했다. 약과, 절편, 떡 등 한국 전통 디저트는 불고기나 비빔밥처럼 식사류로 소비되는 식품에 비해 인지도가 높지 않았으나 미국 내 고급 한식당에서 후식 메뉴로 확산되고 있으며, K-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인지도를 서서히 높혀가고 있다.

아이스크림과 스낵류도 새로운 제품을 찾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메로나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끈 빙그레는 자사의 아이스크림과 우유를 나눠주며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다. 전시장을 찾은 한인 식품업체 관계자는 “한국 빙과류는 다양하고 이국적인 식재료와 맛으로 차별화를 가지고 있는 분야”라며 “새롭고 특별한 맛을 찾는 젊은 층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식의 인기를 반영하듯 K-디저트와 분식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왼쪽부터)은 미국에서 메로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빙그레 부스와 냉동 홍시를 스무디로 만든 다디단, 다양한 떡볶이 제품을 선보인 요뽀끼 전시 모습. (사진=코트라 뉴욕 무역관)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식의 인기를 반영하듯 K-디저트와 분식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진(왼쪽부터)은 미국에서 메로나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빙그레 부스와 냉동 홍시를 스무디로 만든 다디단, 다양한 떡볶이 제품을 선보인 요뽀끼 전시 모습. (사진=코트라 뉴욕 무역관)

◇ ‘K-분식’이 뜬다

분식의 인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떡볶이는 영풍식품의 요뽀끼와 오크라인터내셔날의 K-분식 떡볶이, 아시안푸드 서비스의 컵 떡볶이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참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들 제품은 조리 과정이 매우 간편하고 쉬워 떡볶이 조리에 익숙하지 않은 미국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요뽀끼는 전통적인 매운 고추장 맛을 비롯해 까르보나라, 팥, 불고기, 카레, 로제, 명란마요, 짜장 등 다양한 맛으로 떡볶이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떡볶이 외에도 오크라인터내셔날의 콘도그도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분식 단골 메뉴인 라면과 우동 등 면류도 눈에 띄었다. KSF는 불고기 맛 컵 우동을 선보였고, 백제코포레이션는 즉석 쌀국수를 전시했다.

◇비건 인기…K-푸드에 기회

미국의 비건 열풍은 한국 식품 기업에도 호재로 꼽힌다. 수출 장벽이 높은 동물성 식품 대신 채소나 대체육을 주원료로 한 K-푸드 제품은 한식의 건강한 이미지와 잘 부합할 뿐 아니라 미국에 출시된 기존 비건 제품과 차별화된 맛으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이다.

대구 전통납작만두로 유명한 성경순만두는 곤약만두, 당면야끼만두 등 곤약과 채소를 주재료로 한 만두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한인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 만두 제품은 맛있고, 시장 반응도 좋아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제품은 한정적이라 아쉬움이 있었는데, 성경순만두는 속을 식물성 식재료로 채워 넣은 제품들이 있어 좋았다”라고 말했다.

담우는 건나물 파우치를 소개했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각종 나물과 버섯을 건조해 한 파우치에 담은 ‘열두 달 나물에 비벼밥’은 간단하게 물에 불려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이다. 회사 대표는 “물에 불리는 과정만으로 사찰음식이나 곤드레밥 등을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어 미국에서도 호응이 좋다”라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나물을 부침가루와 버무려 간단한 전을 만들었는데 많은 방문객이 관심을 가져줬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로가의 식물성 콜라겐 제품 플랜트가 팬시 푸드쇼의 스포트라이트 상품으로 소개됐고, 씨월드는 우엉, 비트 등 채소를 부각으로 만들어 과자처럼 먹을 수 있는 ‘티각태각’ 제품을 내놨다.

한편, 지난해 푸드파이어프렌드닷컴이 미국 구글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식(Korean food)은 미국인이 다섯 번째로 많이 검색한 음식으로 조사됐다. 한식의 미국 내 월간 검색 횟수는 24만6000건으로, 중국과 멕시코, 태국, 인도 음식에 이어 5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는 “한국 맛의 인기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가치가 있다”라며 “그동안 한국 음식은 인기를 누려왔으나 최근 대중문화 인기의 영향이 좀 더 한국적인 맛과 음식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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