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筋)테크 열풍, 프로틴(단백질) 전성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59)
근(筋)테크 열풍, 프로틴(단백질) 전성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59)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10.30 0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동 인구 단백질 건기식 섭취 늘어…2년 새 2배
보충제 4000억대…일반 식품 포함하면 빅 마켓

코로나 시절엔 면역에 도움이 된다고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근(筋)테크’ 열풍에 단백질 제품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고 한다. 특히 홈트(집에서 트레이닝하는)족이 늘고 몸을 만드는 단백질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 청년들과 여성들을 넘어 중장년층, 고령자들에게까지 확산돼 주목을 끌고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근력 강화를 위해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섭취한다는 응답이 2020년 6.9%에서 2022년 14.7%로 늘었을 정도로 근육 관련 건기식 섭취도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최근 불고 있는 덤벨 경제는 건강 및 체력 관리를 위한 지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데, 워라밸의 유행까지 겹쳐 삶의 질을 추구하는 풍조가 확산되면서 근테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 영향으로 스포츠시설 이용 및 운동 관리 앱 사용 증가, 단백질 보충제 섭취 증가 등 건강을 위한 소비가 늘고 있다.

프로틴(protein, 蛋白質)은 이전에는 보디빌더, 운동선수 등 근육을 만들 사람만이 사용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백질이 면역 강화와 건강한 몸에 필요한 필수영양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반인에게도 열풍이 불고 있다. 프로테인 열풍의 진원지인 일본은 2013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관련 시장의 급성장 추세를 보인다.

문체부가 발표한 2022년 국민 생활체육 조사에 따르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한다. 이런 운동 인구의 지속적 증가 바람에 편승해 단백질 함유 유산균, 프로틴바 등 다양한 근테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타깃 소비자도 운동하는 젊은 층을 넘어 여성, 어린이, 성장기 청소년, 노년층 등 다변화하고 있다.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단백질 식품시장은 이미 33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이며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보충제 시장 규모는 2018년 813억 원 수준에서 2021년 3,364억 원대로 급증해 3년 만에 4배 이상 커졌다고 한다. 매일유업의 셀렉스와 일동후디스의 하이뮨이 양대 산맥을 이루며 약 60%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단백질 보충제 시장은 올해 4천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으로 스팸, 소시지 등 육가공품, 두부 등 프로테인 보충 일반식품까지도 넓게 보면 프로테인 열풍의 일종으로 봐야 하므로 단백질 시장은 더욱더 큰 빅마켓이라고 봐야 한다.

현재 식약처 건기식으로 등록된 근육 관련 원료는 개별인정형 오미자추출물, 지구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고시형 원료 옥타코사놀 함유 유지 등이 있다. 사실 근육 관련 기능성 원료는 종류가 한정적이고 인지도도 낮은 편이라 오히려 근육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오래전부터 알려진 단백질 일반식품 시장이 눈에 띄게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틴의 효과를 지나치게 과장한 과대광고도 판치고 있다. 주로 화장품에 많지만 일반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도 꽤 많다. 특히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 함유 제품을 미용 목적으로 허위 또는 과대 광고하는 사례가 여전히 가장 많다.

사실 콜라겐은 단백질 덩어리라 흡수되려면 소화과정을 거쳐 아미노산이나 저분자의 펩타이드로 분해돼야 한다. 콜라겐 자체는 온전히 흡수되지 않으므로 콜라겐을 먹으나 고기 같은 다른 단백질을 먹으나 아미노산을 영양제나 건기식으로 먹으나 이론적으로는 같다. 물론 콜라겐을 우리 몸에서 합성하는데 필요한 아미노산이 더 많이 흡수될 가능성은 있겠으나 그 영향은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 그리고 콜라겐이 부족하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살이 증가하는 건 맞는 말이지만 이걸 먹거나 바른다고 우리 몸에서 콜라겐이 생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고단백 식품이 꼭 좋은 점만 주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제품 중 존재하는 미생물의 증식을 촉진시켜 부패가 빠르고 변질이 용이하며, 해충 발생 등 안전성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 최근 영국계 기업 마이프로틴이 생산한 초코바 형태의 단백질 보충제에서 벌레 떼가 발견돼 안전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렇듯 프로테인 제품은 좋은 음식이나 보관에 주의해야 하고 지나치게 큰 기대를 걸거나 의존하면 실망할 수 있으니 제대로 알고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앞으로 생활체육과 건강관리가 일상화되면서 건강한 사람이나 노약자,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의 로망인 근육, 면역의 아이콘 단백질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구매력이 큰 성장기 어린이나 근 감소증을 겪는 시니어층에서 근육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근테크 관련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 해야 할 것 같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