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피스킨(LSD)과 식품 안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61)
럼피스킨(LSD)과 식품 안전-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61)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11.13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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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종 가축 전염병…백신 접종하면 확산 차단
사람 전염 안 돼…미발생 지역 한우고기 유통·수출

소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한우 가격도 덩달아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0월 24일 한우 고기 도매가격은 ㎏당 20,053원으로, 럼피스킨 발생 1주 전(17,723원)과 비교해 13% 올랐다고 한다. 이는 확진 시 살처분, 이동 제한, 우시장 폐쇄 등 럼피스킨 방역 조치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 불안 영향에 따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20일 충남 서산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왔고 11월 6일 현재 총 79건으로 늘어났다. 첫 확진 이후 긴급방역이 시행됐지만 급속히 확산돼 6일 현재 전국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90%를 돌파했고, 경기도, 전남북, 강원도 등지에서는 백신 접종이 완료됐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럼피스킨(Lumpy Skin Disease, LSD)은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의 관리 대상 질병이며, 전염력이 구제역처럼 매우 강해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이는 소, 물소 등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Lumpy skin disease 바이러스가 원인체다. 이환율은 5~45%이지만 폐사율이 10% 이하로 백신 접종으로 확산의 방어가 가능하다.

증상으로는 고열(~41°C), 피부 및 내부 점막에 단단한 혹덩어리(Lumpy)를 형성하며, 우유 생산량 급감, 비쩍 마름, 가죽 손상, 침울, 식욕부진, 쇠약, 과도한 침 흘림, 눈·코 분비물 증가, 림프절 종대, 가슴·다리 등 부종, 유산, 수소 불임 등을 보인다. 잠복기는 통상 4~14일, 최대 28일이다. 주로 흡혈 파리, 모기, 진드기 등 매개곤충에 의해 전파되지만 직접 접촉 오염된 사료·물의 섭취, 오염된 주사기 등에 의한 전파도 가능하다. 다행히도 공기를 통해서는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지 않으며, 사람에게도 다른 동물에게도 전염되지 않는 가축 질병이다.

‘럼피(Lumpy)’는 혹이라는 뜻이고, ‘Lumpy Skin Disease(LSD)’는 피부에 단단한 혹이 난다는 뜻이다.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견되었는데, 1943~1945년 사이에 보츠와나, 짐바브웨, 남아프리카에서도 발견되었다. 그 후 점차 북진해 1989년에는 이스라엘까지 확산됐고 2013년부터는 유럽과 러시아까지 퍼졌다. 2019년에는 아시아까지 넘어와 방글라데시에서 처음으로 보고되었고 2022년에는 파키스탄과 인도, 올 2023년엔 급기야 네팔과 우리나라에서도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되기에 이르렀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경로와 유사하다고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 ASF)은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시작됐고 돼지콜레라 바이러스(cholera virus)에 감염돼 발생하는 ‘출혈성 급성 열성 돼지 전염병’이다. 2019년에만 중국에서 살 처분된 돼지가 100만 마리를 넘었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

대책으로는 발생 초기 가축을 살처분하고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별적인 살처분을 하면 농장 내에서 바이러스가 번지고, 또 다른 농장으로 전파돼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럼피스킨 백신이 이미 개발되어 있다. 이미 허가된 11종 중 럼피백스 제품 54만두 분을 우리 정부가 확보해 11월 6일 현재 90%의 전국 모든 소 농장에 백신 접종을 했으니 중순에는 완료될 것 같다. 하지만 접종 뒤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3주가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달이나 돼야 추가 발병이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럼피스킨이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한우 고기는 계속 국내 유통이 가능하며, 수출도 가능하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최근 1년간 럼피스킨이 없었던 곳에서는 소고기를 수출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럼피스킨에 걸린 한우나 젖소는 즉시 살처분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혹시라도 럼피스킨에 걸린 소고기나 우유를 먹는다고 하더라도 사람에겐 감염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그러나 소고기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으로 인해 소비자도 피해를 입게 되므로 정부 당국과 농장에서는 예방 및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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