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맥주 공장 방뇨 사건으로 본 중국산 수입식품의 안전관리-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60)
칭다오맥주 공장 방뇨 사건으로 본 중국산 수입식품의 안전관리-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60)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11.06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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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질·싸구려 오명 불구 안전 불감증 병폐
수입 업체 안정성 우선에 검역·관리 강화해야

지난 1019(현지 시각) 중국 칭다오맥주 제3공장에서 한 직원이 주원료인 맥아 보관창고에서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의 간판 맥주 칭다오(靑島)맥주 생산공장에서 불거진 위생 논란으로 중국산 식품 포비아(공포증)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인다. 매년 반복되는 중국발() 식품위생 논란으로 중국산 식품을 수입 또는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중국발 식품위생 논란은 매년 불거지고 있어 식품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 고질적 병폐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올 3월에는 중국식 절임 채소 쏸차이(酸菜)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맨발로 재료를 밟거나, 담배를 피우며 재료를 손질한 뒤 꽁초를 버리는 모습이 포착돼 온라인을 달궜고, 중국에서 금지된 약물을 먹여 키운 양고기, 표백제에 담근 마, 중국산 목이버섯 잔류농약 기준치 초과 등의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 오른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중국의 한 푸주(두부피) 공장에서 직원이 맨손으로 제품을 만지고 녹슨 기계를 사용하는 등 위생 상태가 불량한 모습이 담긴 영상이 유포돼 전 세계로 퍼진 적도 있었다.

지난 2021년에는 중국에서 알몸의 한 남성이 배추 다발에 몸을 담근 채 절인 배추를 휘젓는 모습이 포착된 소위 ‘알몸 김치’ 사건이 발생, 소비자들을 경악하게 하기도 했다. 이후 국내에서는 중국산 김치 포비아가 확산했고 김치 제품 수입량이 급감하며 국내산 김치가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2015년에는 가짜계란 파동, 2013년에는 중국 수입 김치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된 일명 대장균 김치 파동, 2008년에는 장어 발암물질 말라카이트 그린 검출사건, 멜라민 분유 사태 등 중국발 식품위생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납이 들어간 꽃게부터 시작, 2005년에는 중국 수입 김치에서 납과 기생충 알이 나오기도 했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농산물과 가공식품류는 주로 원가 절감이 필요한 가공식품과 단체급식, 외식 업소에서 주로 사용한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 이후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국가별 수입식품 부적합 통계를 보면 전체 수입식품 부적합 3건 가운데 1건은 중국산으로 단연 세계 1위다. 물론 교역량이 많아서 그렇긴 하나 이를 염두에 두더라도 너무 심하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농산물 수입국으로 전체 농산물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주요 원인은 미생물, 잔류농약, 포장 유해 물질, 식품첨가물 등이다. 그리고 식당이나 급식을 통해 먹는 김치 중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서 온 수입식품이 홀대받는다. 원산지 속임수도 해가 거듭될수록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원산지 거짓 표시의 1/3이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요즘은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수입식품 중 교역량이 가장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이미지로 가장 홀대받는 것이 바로 중국산이다. 그간 우리나라 수입상들이 중국에 가서 대부분 품질은 고려치 않고 가격만 보고 수입해 오다 보니 중국산 하면 저질, 싸구려, 식당용이라는 오명이 붙게 된 것이다.

식품의 가치는 ‘원산지’가 만드는 게 아니라 최종 식품이 갖고 있는 고유의 품질이 결정하기 때문에 중국산도 국내산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 수가 있고 실제 중국에 가면 더 좋은 제품도 많다. 그러나 중국산이 이번 칭다오맥주 사건처럼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계속 제조된다면 앞으로 중국산은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 식품에 대한 검역·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식품위생과 관련된 작업자들의 의식 수준이 낮아 위생 취약국으로 지정해 중점 관리해야 한다. 일본 방사능 유출 사고 때 국내로 들어오는 일본산 식품에 10배 강화한 세슘 기준을 적용한 것처럼 중국산 식품에도 안전성 검사를 차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중국식품을 수입하는 유통업체들은 스스로 ‘1차 검역’을 한다는 생각으로 가격보다는 제품의 안전성을 우선 관리했으면 하고, 소비자들도 식당이나 급식 원재료는 선택하기 어렵겠지만 가공식품은 표시를 보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면 되니 ‘중국산’에 대한 합리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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