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푸드마켓 패러다임 변화-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75)
미래 푸드마켓 패러다임 변화-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75)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4.03.04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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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내 음식 조리 줄고 외식 소비 증가…50% 수준
가공식품 온라인 구입 10% 선…간편식 6조5300억

작년 12월 1일 ‘2023 식품소비행태 결과발표대회’에서 밝힌 우리나라 식품 소비행태 조사를 보면, 갈수록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가구는 줄고, 외식 소비가 늘어난다고 한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가구 비중이 2017년 89.6%를 정점으로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올해는 59.7%까지 감소했다고 한다. 반면 외식 소비는 작년 들어 50%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식재료나 가공식품 등 물가가 너무 올라 차라리 식당서 사 먹는 게 싸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가정에서도 간편식, 밀키트의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 졌다. 코로나 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건강기능식품의 매출은 불경기가 본격 시작된 재작년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빠르게 증가하던 온라인 쇼핑도 한풀 꺾인 모습이지만 여전히 전체 식음료 구입의 20% 이상(29.5조 원/148조 원)을 차지하고 있고, 모바일 쇼핑을 주로 이용한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소비자들은 식품 구입 장소로 여전히 대형마트를 선호했으며,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중소형 슈퍼마켓과 온라인 쇼핑몰의 비중 증가와 함께 편의점을 새로운 식품구입 장소로 활용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가공식품을 구입하는 장소로 ‘온라인 쇼핑몰’을 선택한 가구의 비중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 2.1%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엔 9.9%에 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온라인에서 주 1회 이상 식료품을 구입한다고 응답한 가구 비중이 2019년 4.9%에서 2023년 25.2%로 급증했다.

식품 소비 지출액이 변화한 이유로는 64.4%가 물가를 꼽았고, 간편식은 올해도 그 증가세가 이어져 6조5300억 원 규모라 한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까지 빠르게 성장하던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제 작년(4조1695억 원)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비타민, 무기질, 오메가3(필수지방산), 프로바이오틱스, 홍삼 등의 구입 비중이 높았고 아미노산, 단백질, 인삼 등은 감소했다.

식품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군이며, 국내 식품산업 규모(제조)는 최근 10년 사이 외형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규모 또한 정보통신(IT)의 1.5배, 자동차산업보다 10배나 크다. 그러나 6천만 명에 불과한 작은 인구로 인한 작은 내수 시장 규모, 음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 신토불이 강요, 과도한 정부의 시장 관여, 높은 국내산 원재료 원가 등의 이유로 국내 시장은 왜곡되고 성장이 거의 멈췄다고 생각된다.

그나마 최근 외식과의 융합, 글로벌 K-Food 이미지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세로 그 성장이 다시 날갯짓하고 있다. 향후 지속적으로 가정 간편식이 뜰 것 같으며, 외식산업의 잠재력도 폭발적일 것 같다. 맞벌이, 재택근무 등이 활성화돼 온라인 주문, 배달 등 소위 ‘온택트·언텍트’ 마케팅도 급성장이 예상된다.

식품산업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전형적인 규제산업이라 정부가 시대에 맞는 균형감을 갖춘 제도와 정책을 운영해야만 산업의 성장과 동력을 유지할 수가 있다. 이런 와중에 식약처 등 정부의 수출 지원, 국제 규제의 조화 및 국내 규제 완화 시책 등이 시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소비자의 최소한의 안전 확보 테두리 내에서 각종 산업의 진입 장벽과 이중 규제 해소는 물론 행정절차 및 요건을 간소화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식품 분야 규제 개혁을 계기로 최근 성장이 둔화된 우리나라 식품산업의 걸림돌이 하나둘씩 제거돼 향후 내수는 물론이고 수출에 날개를 달아 지속적 성장이 기대된다.

물론 규제 해결만이 능사는 아니다. 장애물만 제거됐다고 성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 달리게 하는 강력한 동력이 필요하다. 기업은 좁은 내수시장 대신 수출로 눈을 돌려 돌파구로 삼아야 할 것이며, 정부는 농업 부문 개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내산 원재료, 높은 수입관세 등 제품 가격의 허들을 제거해줘야만 식품산업 발전에 가속도가 더 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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