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 친환경 포장’ 좋은 기업의 필수 조건
‘지속 가능 친환경 포장’ 좋은 기업의 필수 조건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2.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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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핵심 키워드이자 소비자 선택 요인…경쟁력 확보 위해 적극 대응
식물 기반·해조류 추출물로 만든 포장재 자연 분해
식용 가능한 커피 잔, 화분으로 사용하는 茶 포장
네덜란드 등 라벨 대신 레이저 마킹…독일은 무포장

좋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뀌고 있다. 제품을 잘 만들고 크고 재정이 튼튼한 기업에서 지구와 사람의 생태계와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즉 환경과 안전의 의미를 내포한 ‘지속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식품기업들은 이를 앞으로의 비즈니스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생산, 가공, 유통, 포장, 판매, 소비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식품시스템 전환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식품 소비는 물론 건강과 사회, 경제적 이익, 지구환경까지 도모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환경 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포장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포장에 대한 연구 및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여기에는 줄이기와 반복 사용이 중심이 되고 있다. 또 포장의 지속 가능성은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고 있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식품 선택에서 중요한 결정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어 식품기업들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대응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aT도 ‘생태계 환경 변화에 따른 글로벌 식품시장 지속가능 트렌드 조사’를 통해 포장 부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각 국의 현황을 살폈는데, 주요 내용을 정리해 싣는다.

지속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한 포장 부문의 지속가능성 노력은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재활용 가능한 포장 디자인, 식품 포장 최소화 및 무포장 등이 큰 흐름이다. 여기에 유통기한 표시 개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먼저 친환경 포장재의 경우, 생분해 가능한 자연 유래 성분의 포장재나 환경오염 유발물질을 제거한 포장재가 사용되고 있으며 식용 가능한 포장 방법도 눈길을 끌고 있다.

나라별로 살펴보면, 영국에서는 해조류 추출물을 활용해 6주 내 생분해되는 휴대용 케첩 포장재가 개발됐다. 이 포장재는 식용 섭취가 가능하며 무취·무미로 내용물 본연의 맛을 변질시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매립할 시 자연적으로 생분해 돼 퇴비로 활용이 가능하다.

호주에서는 옥수수 등 식물 기반 수지로 만들어진 친환경 농산물 포장재가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 최대 독립 식료품 소매 유통인 드레이크스 수퍼마켓(Drakes Supermarket)은 식물 유래 성분인 ‘Mater-Bi’로 제조한 친환경 포장재로 농산물을 수축 포장하고 있는데, 100% 생분해가 가능하기 때문에 매립해 퇴비로 사용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마 성분을 활용해 플라스틱과 유사한 재질의 친환경 빨대가 개발됐다. 헴프 스트로우사가 개발한 이 제품은 기존 친환경 빨대보다 분해력이 뛰어나 토지에 매립하지 않아도 모든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된다. 또 온·냉음료를 모두 섭취할 수 있고, 오랜 시간 사용해도 물러지지 않아 옥수수나 콩 추출 성분으로 제조된 기존 친환경 빨대의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유 단백질과 감귤류 과실 추출물을 활용해 식용 가능한 비닐 포장도 개발됐다.

미국 농업연구청이 우유 단백질 유래 성분인 카세인과 감귤류 과실의 잔여물에서 추출한 펙틴을 소금 등 천연 유래 성분과 배합해 개발한 것으로, 폴리염화비닐로 만든 랩보다는 신축성이 떨어지나 산소 차단력이 높아 식품 포장재로 적합하고 분해력이 뛰어나 폐기 시에도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뉴질랜드에서는 특수 비스킷으로 만든 식용 섭취 가능한 커피잔이 개발됐다. 이 제품은 액체를 담아도 새지 않도록 특수 제작돼 따뜻한 음료를 담을 수 있고, 음료를 다 마신 후에는 컵까지 먹을 수 있어 획기적인 친환경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와이스가 개발한 이 컵은 현재 에어 뉴질랜드와 제휴를 통해 기내용 커피잔으로 활용되고 있다.

아일랜드의 유제품 브랜드 노마딕 데어리(Nomadic dairy)사는 요구르트 제품의 겉면 플라스틱을 제거하고,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형태로 제품 포장을 변경하는 등 자사 제품 포장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했다. 또 제품 내부의 비닐 소재 랩은 100% 재활용 가능한 호일로 교체했으며, 기본 제공되는 일회용 숟가락 역시 퇴비화가 가능한 나무로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으로 해당 기업은 연간 약 200톤의 플라스틱 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환경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가운데 포장에서도 환경적인 배려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식품 및 포장업계에서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재활용 가능 포장, 식품 포장 최소화 등지속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은 대마 성분을 활용해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되도록 만든 헴프 스트로우의 친환경 빨대,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로 제작된 선라이즈 밸리의 계란 포장, 특수 비스킷으로 제조된 트와이스의 먹는 커피잔, 스티커 라벨을 부착하는 대신 레이저 마킹을 사용해 쓰레기를 최소화 한 레이저푸드의 레이저 마킹 과일(사진=각 사)
△환경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진 가운데 포장에서도 환경적인 배려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식품 및 포장업계에서는 친환경 포장재 개발과 재활용 가능 포장, 식품 포장 최소화 등지속가능한 환경 구축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은 대마 성분을 활용해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되도록 만든 헴프 스트로우의 친환경 빨대,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로 제작된 선라이즈 밸리의 계란 포장, 특수 비스킷으로 제조된 트와이스의 먹는 커피잔, 스티커 라벨을 부착하는 대신 레이저 마킹을 사용해 쓰레기를 최소화 한 레이저푸드의 레이저 마킹 과일(사진=각 사)

친환경 포장재와 함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식품 포장재 사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포장 자체를 다른 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 포장 용기도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미국 식음료 제조업체 레블(Rebbl)을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모든 제품에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으며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제조해 포장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약 2,000만 병의 플라스틱병을 재활용해 992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있다.

또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 공모전에서 개발된 선라이즈 밸리(Sunrise Valley) 달걀 포장은 100%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로 만들어졌다. 이 포장은 포장의 점선을 따라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만 구매 가능해 잠재적 음식물 낭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포장용기를 화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茶) 제품도 눈길을 끈다. 그리스의 차 브랜드 Rhoeco는 자사의 차 제품을 화분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포장용기에 담아 판매하고 있다. 컵 형태의 포장 하단에 씨앗이 부착되어 있으며, 소비자는 내용물 섭취 후 포장 용기에 씨앗을 심어 화분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최근엔 식품 포장을 최소화하거나 일절 포장하지 않은 상태로 판매하는 매장이 늘고 있다.

유럽의 포장전문업체 코비리스사는 특수 신소재 수지로 육류를 수축 포장해 제품 포장에 사용되는 포장재를 최소화했다. 해당 소재는 신축성이 커 적은 양으로도 제품을 포장할 수 있어 포장재로 배출되는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등에서는 신선 농산물에 스티커 라벨을 부착하는 대신 레이저 마킹을 사용해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있다. 한 예로, 스페인의 레이저푸드는 레이저 기술을 사용해 식품 표면에 글자와 그림을 새기는 방식으로 상표를 표기하고 있다. 레이저 마킹으로 라벨 스티커를 대체하면 스티커로 인한 쓰레기 감소 및 포장용기의 재활용이 용이해지는 장점이 존재한다. 해당 기술은 ‘자연적인 브랜딩(natural branding)’이라는 명칭으로, 스페인,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등지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독일의 식료품점 언페어팍트는 식품 포장재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고자 포장이 되지 않은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는 본인이 직접 포장용기를 준비해 와 필요한 만큼 식품을 담아간다. 요구르트, 잼 등의 식품은 포장된 형태로 판매되기도 하는데, 소비자가 빈 포장용기를 반납할 시 환급금을 지급한다.

이 외에도 포장에 명료한 문구를 기재해 식품이 유통기한 전에 폐기되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미국 FDA는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은 식품이 폐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통기한 표기 방법을 개선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문구로는 ‘Best By(가능한 ~까지 섭취)’, ‘Sell By(가능한 ~까지판매)’, ‘Enjoy By(가능한 ~까지 섭취)’ 등이 있는데, 소비자가 이를 유통기한으로 오인해 식품을 조기에 폐기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이에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폐기되는 식품을 줄이고자, FDA는 해당 문구를 ‘Best If Used By(~까지 섭취할 경우 최고의 품질)’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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