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칼럼(178)]달걀 살충제 파문의 유감
[C.S 칼럼(178)]달걀 살충제 파문의 유감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17.08.21 1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뒷북 행정’…공무원도 소비자의 목소리 경청하는 자세 필요

△문백년 대표(식품정보지원센터)
이달 초 네델란드에서 시작돼 유럽 여러 나라로 확산됐던 달걀 살충제 성분 검출 파문이 우리나라 국내산 달걀에서도 검출됐다. 판매는 잠정 중단되고 대형 양계농가를 중심으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번에 이슈화가 되고 있는 프로피닐 성분은 주로 애완견이나 고양이 등의 몸속에 기생하는 진드기, 이, 벼룩 등을 잡기위해 사용하는 살충제 성분으로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의 진드기나 붉은이 등 제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성분은 세계보건기구인 WHO에서 사람이 섭취하기 위한 목적의 고기를 생산할 목적으로 키우는 가축에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한 농가에서 이 피로피닐 성분이 0.0363㎎/㎏ 정도 검출됐고, 강원도 철원 농가의 경우는 0.056㎎/㎏가 나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치인 0.02㎎/㎏의 배 이상이 검출돼 보건당국에서 긴급히 조치를 취하게 됐다.

프로피닐은 벌레의 중추신경계를 파괴해 벼룩, 이, 진드기 등을 박멸하는데 사용하는 성분으로, 인체 노출 시 경련과 떨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또 다량 섭취 시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고 WHO에서는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있어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소비자연맹에서 ‘유통 달걀 농약 관리 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한 교수가 2016년 산란계 사육농가 탐문조사에서 61% 양계농가에서 닭 진드기 감염과 관련해 농약사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농가의 농약사용에 대한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작년 국정감사 때는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이 계란을 대상으로 한 잔류 농약 검사는 최근 3년 동안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 문제가 확산되자 부랴부랴 검사에 나서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잠정 판매중단에 나선 것이다. 소비자단체나 국회의원 한 두 명이 문제발생 가능성을 제기할 때 선제적으로 조사에 나섰더라면 국민들의 건강과 안위를 책임지는 정부다운 역할을 제대로 하게 됐을 것이다.

해외에서 크게 이슈화되고 국내 언론들이 한참을 시끄럽게 보도해야 그때서야 조사를 진행하고 조치에 나서는 뒷북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좁은 양계장 시설에서 닭과 계란을 모두 옮기고 나서 살충제를 뿌려야 하는 등 실제 방법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전문가들과 소비자단체의 문제발생 가능성이 제기되면 그에 대한 최소한의 조사라도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대형사고가 발생해야 움직이는 잘못된 관행은 언제쯤 바뀔 수 있을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문제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사전에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하는 진정한 일꾼들이 부족한 시대다. 이러한 적극적인 사고방식은 주인의식에서 가능한 것이다. 시키는 일만 하고 딱 정해진 일 외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으려 하는 피동적인 사고방식의 공직자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매번 반복되는 이러한 상황들은 고쳐지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비단 공직자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양계 관련 단체 등 생산자 단체들도 소비자 중심적인 사고방식으로 바뀌어야 이러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각종 과일·채소 등 잔류농약 문제들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사실을 덮어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소비자의 목소리(VOC : Voice of Customer)를 크게 듣는 사업자는 항상 고객중심 경영을 하기 때문에 남보다 한 발짝 앞서는 창의적이고 선제적 경영으로 고객들을 만족시켜 가는 사업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세계 상위권인데 비해 국가행정과 기업들의 고객중심 경영수준은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 이는 진정한 선진국 진입 성패의 여부가 여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뒷북행정의 늪에서 벗어나 앞서 생각하고 문제가 발생되기 전 신속히 조치하는 진정한 주인의식과 고객중심경영이 필요한 시기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