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 시대 '불티시장'된 건강기능식품②-20~30대용
[기획] 코로나19 시대 '불티시장'된 건강기능식품②-20~30대용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07.01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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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외모 챙기는 ‘이너뷰티’ 젊은 층 필수품
20~30대 절반 섭취…온라인 구매 비중 40% 달해
H&B·올리브영 등서 쇼핑…코로나 이후엔 편의점 매출 증가
연간 10~11만 원 지출…아마존 등 통해 해외직구도
콜라겐 등 인기 제품 휴대·섭취 편하게 제형 다양화

최근 전 세계적 트렌드가 된 ‘이너뷰티(Inner beauty)’ 열풍을 타고 우리나라 밀레니얼(1982~2000년생) 세대 안에서 건강기능식품은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건기식이 젊은 층 깊숙이 파고든 것이다.

최근 한국 건기식 협회가 내놓은 2019년 건기식 소비자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섭취율은 47.9%로 집계됐다. 전년 29.6%보다 18.3% 신장한 수치다. 30대 섭취율은 45.5%에서 56.8%로 늘었다.

이는 온라인 채널의 성장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구매 경로는 온라인몰 비중이 40.6%로 가장 높았다. 대형마트(18.9%)와 네트워크 마케팅(8.7%), 약국(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구매율은 20대가 46.7%. 30대는 59.7%를 기록했다.

△지난해 H&B스토어(랄라블라) 내 연령별 건기식 매출 성장률(왼쪽)과 이너뷰티 관련 제품 판매비중. (제공=GS리테일, 케이프투자증권)
△지난해 H&B스토어(랄라블라) 내 연령별 건기식 매출 성장률(왼쪽)과 이너뷰티 관련 제품 판매비중. (제공=GS리테일, 케이프투자증권)

건기식 구입 비용으로 20대는 연평균 10만8859원을, 30대는 연평균 11만7459원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건기식 구매 계획에 대한 질문에서도 20대는 55.6%, 30대는 70.1%가 '구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이 익숙한 20·30대는 ‘아이허브’나 ‘아마존’ 등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통해 해외 제품을 직구매하기도 한다. ‘해외 직구를 통해 건기식을 구매해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대답한 20대는 32.8%, 30대는 41.2%에 이른다. 여행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접한 뒤 한국에 돌아와 인터넷 직구 등으로 동일 제품을 복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젊은 층이 자주 찾는 H&B(Health & Beauty)스토어의 성장세도 20·30대 건기식 구매율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올리브영·롭스·랄라블라 등에서 간식을 고르듯 건기식을 쇼핑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H&B스토어는 딱딱한 분위기의 약국과 달리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제품을 고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업계 1위 올리브 영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 건기식 매출은 2년 전보다 2배 증가했고 제품 종류도 41%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20대의 건기식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6% 신장했다”며 “젊은 층 공략을 위해 건기식 코너를 이너뷰티 존으로 개편하고 가성비 좋은 1만~2만 원대 상품도 대폭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20·30대 고객층을 잡고자 건기식 코너를 대폭 개편한 올리브영 홍대점 모습. (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20·30대 고객층을 잡고자 건기식 코너를 대폭 개편한 올리브영 홍대점 모습. (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H&B스토어 못지않게 20·30대가 자주 방문하는 편의점에서의 건기식 매출도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그 상승세가 더욱 가파르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1~4월 20대의 건기식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72.2% 신장했다. 또 이마트24는 지난 1~17일 사이 건기식 제품 80여 개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작년 동기대비 24.1% 증가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는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때의 실적도 크게 앞질렀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메르스(2015년 5월 20일~6월 16일) 유행 때와 코로나19 초기(1월 20일~2월 16일) 건기식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초기 매출이 86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20‧30대 젊은 취향별 니즈 충족을 위해 다양한 제형(劑形)과 원료의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기존 획일화된 알약 외에 젤리 형태 비타민부터 포 형태 유산균, 휴대가 편한 미니 파우치 타입 등 제형과 포장을 세분화 했다.

기존 대표 건기식으로 불리는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루테인 등은 물론이고, 콜라겐· 히알루론산·스피룰리라·노니 등 다소 생소하지만 20·30대 사이에서 주목받는 성분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 제품들의 공통점은 건강과 함께 외모까지 챙길 수 있는 ‘이너뷰티 제품’이라는 것.

특히 콜라겐의 인기가 무섭다. 콜라겐은 피부 진피층의 90% 이상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40세 이후 몸속에서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일찌감치 콜라겐을 식품 혹은 약으로 보충해주려는 이들이 많다. 피부 관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인식에 힘입어 콜라겐 구매 연령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덕분에 콜라겐 시장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2017년 228억 원에서 2019년 366억 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일명 ‘김사랑 콜라겐’으로 유명한 뉴트리의 ‘에버콜라겐’은 2014년 론칭 이후 최근까지 500만 병이 팔렸다. 누적 매출액만 1800억 원. 에버콜라겐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중 기능성을 인정받은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를 함유하고 있다. 고준혁 뉴트리 마케팅팀 대리는 “동안피부를 오래 유지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가 많다”며 “자사 몰 매출 기준 2030 구매 비율이 49%에 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기 품목인 히알루론산은 피부 진피층의 콜라겐과 엘라스틴 조직 사이를 채워주는 물질이다. 수분을 피부 속에 저장해 피부를 촉촉하게 만드는 기능을 한다. 과거 콜라겐이나 히알루론산 모두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 스타일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체내 흡수율을 높이는 식품 형태의 제품이 인기다.

필네이처의 히알루론산 제품 ‘라끄비쥬’는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타정(打錠)형태로 1정당 40,000ug의 히알루론산을 함유하고 있다. 또 프락토 올리고당과 저분자 콜라겐 펩타이드, 엘라스틴 가수분해물, 비타민C가 부원료로 첨가돼 피부미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뉴트리 ‘에버콜라겐’, 필네이처 히알루론산 제품 ‘라끄비쥬’ 정관장 ‘홍삼스틱’, 바이오티 ‘마시는 프리바이오틱스2종’, 천호엔케어 ‘하루활력’, 빙그레 ‘비바시티’ (제공=각사)
△(왼쪽부터 시계방향) 뉴트리 ‘에버콜라겐’, 필네이처 히알루론산 제품 ‘라끄비쥬’ 정관장 ‘홍삼스틱’, 바이오티 ‘마시는 프리바이오틱스2종’, 천호엔케어 ‘하루활력’, 빙그레 ‘비바시티’ (제공=각사)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20·30대에게 클로렐라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함유한 스피룰리나와 해독 효과가 있는 노니 열매 제품 반응도 좋다. 특히 노니 가루로 만든 노니 주스는 유명 모델 미란다 커, 가수 산다라박 등이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노니의 제로닌과 프로액로닌 성분은 세포 재생효과가 있어 피부미용과 세포 회복에 좋다. 또 변비예방과 다이어트에 도움 될 수 있다.

건기식에 대한 젊은 층의 수요가 늘면서, 제약사는 물론 식품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품 제형과 디자인을 바꾸거나 인기 모델을 기용해 20·30대의 공감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관장은 젊은 층 공략을 위해 배우 정해인을 모델로 내세우고 간편한 홍삼스틱을 출시했다. 편의점·H&B스토어를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꾸준한 매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관장 관계자는 기존 매출의 5% 수준에 머물던 20·30대 비중이 최근 15% 수준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전문 브랜드 바이오티는 프리바이오틱스 음료인 ‘마시는 프리바이오틱스 바이오티’ 2종을 편의점에서 판매중이다. 유산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 원료 중 하나인 갈락토올리고당이 주원료로 사용됐고 모유올리고당과 피부미용조성물 특허를 가지고 있는 원료인 뷰티올리고를 혼합해 사용했다.

산수유, 흑마늘 등 건강 즙으로 유명한 천호엔케어는 작년 2030세대를 겨냥해 만든 제품 ‘하루활력’에 덧붙여 ‘하루활력 그대로 담은 깔라만시’ ‘하루활력 그대로 담은 석류’ 등을 내놓았다.

빙그레도 2019년 6월, 여성 건강 전문 브랜드 ‘비바시티’로 건기식 시장에 진입했다. 기존 가공식품 노하우를 살려 피부 보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스틱형 젤리 3종과 면역력을 키워주는 구미젤리 3종을 판매하고 있다.

40·50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건기식이 20·30대의 필수품으로 바뀐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팍팍한 삶 속에서 몸이라도 건강해야 한다는 방어기제가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건강에 대한 전세대의 관심은 국가적 보건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

△올해 SNS등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약10조원)에 육박한다. SNS를 통한 건기식 구입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공=Mediakix)
△올해 SNS등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 규모는 100억달러(약10조원)에 육박한다. SNS를 통한 건기식 구입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제공=Mediakix)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건기식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에 올라온 추천과 화려한 후기를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젊은 층이 익숙한 SNS상에서 건기식 판매가 활발하다. SNS 판매 제품은 제조원이 어디인지, 판매 허가를 받은 제품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추후 문제가 생겨도 보상 받기 힘들다. 제품 구매에 앞서 식약처나 소비자보호원 등 공신력 있는 기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제품을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가 인증한 건강기능식품에는 건강기능식품이라는 문구와 도안, 우수제조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인증마크가 표시돼 있어 이를 확인 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식약처 허가 제품 여부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www.foodsafetykorea.go.kr)나 스마트폰 앱 에서 제품명이나 업체명 검색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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