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라면’ 마그마…세계를 덮는다
‘K-라면’ 마그마…세계를 덮는다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0.06.01 0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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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재기서 고품질·다양한 제품 성가
1분기 수출 27% 급증 1억3200만 불 기록
농심·오뚜기·삼양·풀무원 해외 사업 박차
농식품부도 국가별 판촉·물류비 등 지원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여파로 가공식품 구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라면이 올 1분기 수출액 1억32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7.5%가 증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을 기회로 활용한다면 라면 수출은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라면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 타깃으로 설정하고 현지 맞춤형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주효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농심은 전 세계적인 짜파구리 열풍과 코로나19 반사이익에 힘입어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877억 원, 영업이익 63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8%, 영업이익은 101.1% 각각 증가했다.

특히 라면 사재기 현상이 나타난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이 돋보였는데, 미국에서는 매운 신라면을 부드럽게 즐길 수 있는 ‘치즈 신라면’이, 호주에서는 신라면과 안성타면을 이용한 ‘치킨라면’, 베트남에서는 농심 라면 자체만으로도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농심은 1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9% 오른 1677억 원을 달성했다.

농심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의 라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라며 “수출을 확대하고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수요에 적극 대처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현재 미국과 중국 현지 공장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수출물량을 대폭 늘려 수요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내수시장에 집중했던 오뚜기도 올해 해외사업 강화에 역점을 둔다. 오뚜기는 올 1분기 라면 수출이 크게 늘며 글로벌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증가했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 꺼우저이점에 마련된 식품산업협회 주관 ‘I LIKE FOOD’ 특별 부스에 한국 라면이 매대 전체 진열돼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 꺼우저이점에 마련된 식품산업협회 주관 ‘I LIKE FOOD’ 특별 부스에 한국 라면이 매대 전체 진열돼 있다.(사진=식품음료신문)

현재 미국과 중국, 뉴질랜드 등에서 해외사업을 벌이고 있는 오뚜기는 올해 베트남 시장을 중점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7년 11월 설립한 오뚜기 베트남을 통한 현지시장 공략을 통해 글로벌 오뚜기 핵심기지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오뚜기 베트남은 2013년 매출 약 80억 원에서 2017년 3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을 이루고 있다. 2018년에는 라면사업 본격화를 위해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을 준공해 진라면, 열라면, 북경짜장, 라면사리 등을 생산하며 매출이 전년대비 100% 이상 성장하기도.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라면의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의 대형 유통점에 ‘오뚜기 옐로우 존’을 별도로 만들고 라면 입점을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매장 시식행사는 물론 현지업체를 통한 다양한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해 해외 소비자들에게 오뚜기라면의 진한 맛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올 1분기 해외에서만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한 77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 1563억 원 중 5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그 중심에는 ‘불닭볶음면’이 있다. 불닭볶음면은 지난 3년간 미국 매출이 40%가 늘었다. SNS에서 ‘불닭 챌린지’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소비량이 증가했다. 작년 말부터는 미국 코스트코에도 입점해 올해 유의미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수출액 중 5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는 연간 매출 1000억 원을 넘겼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수출 초기부터 할랄인증을 획득하는 등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역시 해외에서 안정적인 판매망 구축과 불닭브랜드를 이용한 SNS 마케팅 강화 등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풀무원도 저가형 건면 중심인 미국 아시안누들 시장에 2015년 ‘프리미엄 생면’으로 본격 진출, 4년 만에 6배로 급성장하며 생면 매출 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코스트코에서 한국식 짜장면과 데리야끼 볶음우동이 인기를 끌며 성장을 견인했다.

풀무원은 불고기를 이용한 ‘불고기 우동(Korean Inspired Beef Udon)’ ‘생칼국수(Asian Knife-Cut Noodles)’ ‘베트남 쌀국수(Pho Noodle Soup)’ ‘가쓰오 우동(Original Flavor Udon)’ 등 라인업을 넓혀가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국 아시안 누들 시장은 편의성이 강조된 저가형 건면 제품이 대부분이지만 구매력이 높은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품질이 높은 프리미엄 생면 제품이 더 경쟁력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동안 미국에서 두부, 김치 등 신선식품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해왔지만 앞으로는 생면 제품을 필두로 HMR 형태 제품 라인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업계가 수출에 탄력을 받도록 국가별 상이한 소비·유통 여건을 고려한 판촉활동과 물류비 지원 단가 현실화는 물론 해상 냉장 컨테이너 운송 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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